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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패션 산업의 키워드가 ‘속도(SPEED)’ 로 귀결되고 있다.
이 키워드의 중심에는 가속화되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성장이 있다.
지난 5월 뉴욕 출장 때 일이다.
다국적 럭셔리 브랜드들이 밀집한 5th 에비뉴 미드타운(Midtown)에서 ‘H&M’ 과 ‘유니클로’ 의 입성을 목도하며 빠른 속도로 현지에서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그들의 ‘속도’를 엿볼 수 있었다.
국내 패션 시장 역시 럭셔리 브랜드와 글로벌 SPA의 성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중고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기본으로 돌아가라!’상품 기획(Merchandising)에 가장 기본 전략인 4P’Mix 즉 생산(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그리고 프로모션(Promotion)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첫 번째 Product는‘어떤 상품을 만들 것인가 ?’ 라는 개념이었다 . 이제 Production의 개념으로 ‘어디서 만들 것인가?’ 라는 과정과 스토리를 고민해야 한다. 가격경쟁력이 화두가 된 지금 좋은 제품만 만들어서는 소용이 없다. ‘무조건 싸게 만들 수 있는 곳’ 이 아닌 ‘왜 싸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잘 만들었는지’에 대한 How가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는 가격 Price가 아닌 Pride 즉 ‘내가 구매한 제품에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 가 충족됐을 때 구매를 결정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 동대문 패션과 보세 시장을 무너뜨리고 캐주얼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싸서 좋은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데 가격도 좋다’ 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유통(Place)은 성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으로 꼽혔다. 때문에 장소, 로케이션 등에 집중했다. 이제 People로 옮겨가야 한다. 국내 백화점은 70개 점포를 넘어섰고 중복 상권이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그 영역을 아울렛까지 확대했다. 온라인에서 태어나 백화점과 가두점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새로운 브랜드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맞았고 반대로 가두점에 집중했던 브랜드들은 백화점과 몰 등으로 턴하며 유통 질서를 새로 짜고 있다.
이 점은 이제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 웨어 즉 매장 안에 담고 있는 콘텐츠에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어떠한 판매 기술로 무장하고 어떻게 매장을 프레젠테이션 할 것이며 어떤 고객 관리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가 앞으로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하게 물건을 파는 판매 사원이 아니라 고객 만족을 넘어 진정한 ‘패션 어드바이저(Fashion Advisor)’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Pleasure, 즐거움이다.
과거 구매 고객께 사은품 또는 상품권을 드리고 가격을 할인해 주는 단순 프로모션(Promotion) 전략은 이제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수 없다. 최근에 오픈하는 매장들의 형태가 푸드(Food)와 패션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기능들을 다양하게 융합해 즐거움을 주려는 노력은 바로 이 때문이다.
변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상품기획 방향과 전략에 대한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직진출 가속화, 온라인 마켓의 급성장,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다양한 테마의 몰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4P Mix 전략으로 대비해야 한다.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몇 년후 성공적인 전략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다음 세대에도 패션 기업으로 거듭 성장될 것임을 감히 예견해 본다.
/정승기 LG패션 상무
출처: 어패럴뉴스 20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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