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캐주얼 시장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 포화, 소비자 이탈, 유통 축소 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제도권 캐주얼 시장의 진입이 좀처럼 쉽지 않다.
캐주얼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매년 캐주얼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이 줄을 이었으며, 시장에 안착하는 것도 지금만큼 어렵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캐주얼 시장을 진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며, 투자한다고 해도 시장에 안착하기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시즌 수많은 브랜드들이 제도권 캐주얼 시장을 노크했지만 정상적으로 안착해 영업 중인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 소비자 이탈을 꼽고 있다. 캐주얼의 주 고객층인 10~20대 젊은 층 소비자들의 소비가 세분화되면서 패션에 대한 소비 비중이 줄고 있으며, 쇼핑채널의 다양화로 소비가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패션에 대한 소비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젊은 층들의 가장 큰 관심은 패션이었지만 지금은 컴퓨터, 휴대폰, 외식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면서 패션소비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화점 관계자 역시 “인터넷 시장의 발달로 해외 사이트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온라인 시장 확대로 소비 흐름의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영향과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들의 10대 공략 등도 캐주얼 소비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서 캐주얼 브랜드들의 입지는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백화점들의 최근 MD개편 결과를 보면 캐주얼 군의 영역이 점차 줄고 있다. 또 가두상권에서도 캐주얼 매장들이 축소되고 있다.
캐주얼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P브랜드의 경우 부산 광복동, 광주 충장로 등 전국 핵심 상권에서 매출 부진으로 최근 매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T브랜드 역시 2000년대 중반 런칭해 3~4년 동안 급성장을 그리며 캐주얼 시장을 리드했으나 지난 2010년부터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해 현재는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캐주얼 기업들의 신규 사업도 캐주얼이 아닌 아웃도어, 여성복 등 타 복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유지아이지’, ‘크럭스’, ‘어스앤뎀’ 등을 전개 중인 더휴컴퍼니는 최근 2개 신규 사업이 모두 여성복(보니알렉스, 메종드보니)이며, 에이션패션과 엠케이트렌드는 각각 ‘씨에클(SIECLE)’과 ‘케이엠플레이(KM PLAY)’ 등 편집숍을 내놨다.
또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인 연승어패럴은 당초 캐주얼 브랜드를 런칭할 계획이었으나 최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런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란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아이템을 중심으로 물량 싸움을 하던 캐주얼 시장은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브랜딩을 통한 튼튼한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2. 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