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매장을 확대 또는 재입점하려는 여성복 업체들이 늘고 있다. 여성복, 특히 중저가대의 볼륨 영캐주얼 업계는 근 3년 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마트 매장을 정리하고, 이를 가두 단독 대리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총 유통망에서 대형마트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쇼핑몰, 아울렛타운, 온라인 등 다채널 유통으로 분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봄 들어 다수의 브랜드들이 이 같은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로 재입점 하거나 정리가 예정되어 있던 매장의 리뉴얼을 통해 기존 보다 좋은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 유통사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백화점 보다 약 한 달 정도 MD를 늦게 진행하는 대형마트 업계는 현재 입점 및 신규 업체들과 상담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처럼 여성복 업체들이 대형마트로 영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은 소비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기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한 여성복 브랜드 영업 담당자는 “대형마트 내 숍인숍 매장은 마치 계륵(鷄肋 ? 닭의 갈비)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탈 대형마트를 선언, 유치했던 가두 단독 대리점들이 브랜드를 교체하거나, 폐업을 하게 되면서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 담당자는 “지금은 목표 유통망을 구축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오픈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대리점 영업에 올인하는 것 보다는 대형마트를 통해 한 번에 많은 수의 매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단번에 수십 개의 매장을 확보하게 되더라도 월평균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힘든 부진 매장을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초기 인테리어 비용을 제외하고라도 매달 빠져나가는 판촉비와 25% 가량의 입점 수수료, 12~15% 정도 되는 매니저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전개사가 가져갈 수익이 3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
만 2년 간 원단, 부자재, 봉제비용 등이 모두 부쩍 오른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소비침체를 감안, 판매가격도 올릴 수 없어 배수율이 악화된 점이 한 몫을 한다는 지적이다. 한 볼륨 여성복 브랜드 영업부장은 “지난해부터 판매율이 많이 떨어졌다. A급 매장을 제외하고 대형마트 매장에서 월 3천~4천만원대 매출을 올리려면 판매가 대비 7천~8천만원 어치의 물량을 밀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B급 매장 모두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재고가 충분한 것도 아니고,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보니 물량을 밀어 줄 의지도 거의 없다. 본사 입장에서도 울며겨자먹기이고, 점주 입장에서도 힘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2. 3.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