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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업계의 초겨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겨울 신상품이 출시된 10월 중반 이후부터 시작된 매출 하락이 11월 들어서도 백화점과 가두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겨울 장사 시즌인 11월 한 달을 통으로 날려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위기에 빠진 여성복 업계의 원인과 대책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11월 25일 금요일 오후, 70여개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가 영업 중인 롯데 본점 2층을 찾았다. 대부분 매장이 패딩 점퍼와 핸드 메이드 코트, 니트 등을 전면에 내걸고 일부 브랜드 세일에 들어갔지만, 매장 안의 고객은 많지 않았다.
쇼핑백을 손에 든 고객들은 대부분 일본인이나 중국 관광객이었다. 전주에 비해 층 구석구석에 자리한 행사 매대와 이벤트 행사장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캐릭터와 커리어, 수입 브릿지 매장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가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특히 수입 브릿지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과 일반 소비자들이 몰려다니는 풍경이 자주 목격됐다.
11월 들어 빅3 백화점 여성복, 그 중에서도 영캐주얼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가량 매출이 줄었다. 일부에서는 작년과 재작년 겨울이 몹시 추웠고, 고가 아우터 판매가 급증해 워낙 매출이 좋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여성복, 특히 가장 큰 비중의 영캐주얼 매출 하락이 유독 심한 데는 날씨나 소비 심리 위축과 같은 일반 환경과는 다른 구조적 변화가 기인한다는 시각도 있다. 단품은 SPA나 중저가에서 구매하고, 아우터는 비싸더라도 유행을 타지 않는 고가 브랜드군의 구매로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의 경우 해외 SPA와 국내 중가 SPA형 브랜드가 집중 포진해 있는 영트렌디 군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 SPA나 수입 브랜드에 비해 국내 여성복은 가을, 겨울에 강했다. 해외 브랜드는 춘하 시즌 대비 추동 시즌 매출이 1.1배 내지 1.2배로 큰 차이가 없지만, 국내 여성복은 추동 시즌 매출이 춘하 시즌 대비 1.5배를 넘어 왔다.
아우터 판매가 그만큼 연간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반면 고가 캐릭터나 수입 브릿지는 1~2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아우터 판매로 10~20% 대의 신장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반짝 추위가 찾아온 20일 이후에도 영캐주얼 매출은 기대만큼 호전되지 않았다. 이상 고온 현상만을 탓할 수 없는 이유다.
예년과 다른 또 하나의 경향은 리딩 군의 부진이다. 연간으로 보면 매출 등락은 늘 있어 왔지만, 영캐릭터 리딩 5개 브랜드는 꾸준한 추이를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는 그 대부분 브랜드가 역신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가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분석도 있지만, ‘트렌드’ 자체가 별 의미 없다는 시각도 있다.
빅3 백화점의 영캐릭터 중 그나마 신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베네통’과 ‘오즈세컨’이다. 이향남 롯데백화점 여성캐주얼MD팀장은 이들에 대해 “가장 컨셉이 명확해졌고, 브랜드 안에서의 양극화를 소화하고 있는 경우”라고 말한다.
가두 유통은 더 심각하다. 11월 1일부터 업계는 50% 세일에 들어갔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소진율이 낮아져 15일 기준으로 20%를 넘어선 곳이 없다. 이는 평년 수준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세일에 세일을 더하는 무리수를 두고도 25일 현재 30%에 근접한 브랜드가 드물다.
백화점, 가두 유통 할 것 없이 대부분 여성복 업체들은 겨울 시즌이 길고 추울 것이라고 예상해 고단가의 아우터 물량을 늘렸다. 생산비가 그만큼 많이 투입된 상태다. 배수율과 소진율의 동반 하락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경우 소규모 업체들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경영난은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3월까지 추위가 이어졌던 지난 두 해와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어 절기 상 겨울 추위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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