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이 팔리지 않는 겨울’에 여성복 업계가 속수무책이다.
특히 백화점을 주력 유통으로 하는 정장 업계가 중저가 볼륨군보다 타격을 크게 입을 전망이다.
이는 여성복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가 중량 아우터 판매 실적에 따라 한해 실적이 좌우되어 온 때문이다.
캐릭터, 커리어 업계의 경우 한 달 여의 간절기를 포함해 겨울 시즌 매출 비중이 평균 연간 외형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커리어 브랜드 사업본부장은 “시즌 초반 부진은 지난해보다 기온이 다소 높았던 것이 다른 원인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막상 날씨가 추워졌는데도 매기가 일지 않으니 장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지난 19일과 20일 이틀 간 백화점 내셔널 여성캐주얼 PC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10% 이상 떨어졌다.
인지도와 외형 모두에서 업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A브랜드의 경우 롯데백화점 입점 전 점포에서 19일 토요일에는 20.4%, 20일 일요일에는 15.6% 역신장했다.
이 브랜드는 전문직 여성 등 비교적 경제력이 큰 소비자들을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본격적으로 겨울 시즌 신상품을 출고하기 시작한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년 동기, 동 요일 대비해서 플러스 신장을 기록한 날이 단 하루뿐이었다.
역시 점포 당 외형 최상위권에 중장년층 여성들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B브랜드도 19일에는 42.1%, 20일에는 25.1%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떨어졌다.
추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업계는 당황하고 있다.
B브랜드 임원은 “하반기 소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솔직히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에 비춰 막연히 춥고 긴 겨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날씨를 가장 큰 변수로 생각한 것이 안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남은 시즌 사력을 다한 패딩 판매에 나설 것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사에서도 세일 폭을 확대하고, 재고 물량을 최대한 소진할 수 있는 기획 행사와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은 물론 물량 출하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 고심하고 있지만 업계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겨울 시즌에 올인하게 되는 수익구조다. 경기나 날씨 예측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상품기획이든, 물량 운용이든 시즌 편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