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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위주로 시장 재편, 생산 대란 겪기도
다사다난했던 경인(庚寅)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6.1%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호조에 힘입어 패션ㆍ유통 업체 역시 최근 몇 년 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오랜만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아웃도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북한의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도발로 대북 위탁가공이 전면 중단되고, 해외 소싱이 인건비 증가와 납기 지연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추동 시즌 들어 생산 대란을 겪기도 했다. 올 한해 발생한 주요 뉴스를 살펴본다.
□ SPA 브랜드 세력 확장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SPA(제조소매형)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된 가운데 내셔널 브랜드들도 한국형 SPA를 표방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랜드는 베이직 캐주얼 중심의 ‘스파오’에 이어 올 여름 여성복 전문 SPA ‘미쏘’를 런칭했으며, LG패션은 ‘TNGT’를 리뉴얼, 한국형 SPA 브랜드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데즈컴바인의 ‘코데즈컴바인’은 내년 봄 어반 아우트로 캐주얼과 키즈 라인을 런칭키로하는 등 라인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내년에 제일모직이 신규 사업 중 하나로 SPA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고 있고, 위비스도 내년 춘하 SPA형 여성 영캐주얼 ‘컬처콜’을 런칭하는 등 SPA 시장은 해외파와 대기업, 전문업체간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 식지 않은 아웃도어 열풍
올해도 아웃도어 열풍이 식을 줄 몰랐다.
최근 몇 년 간 전 복종에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인 아웃도어 시장은 올해도 호황을 누렸다.
‘노스페이스’는 단일 브랜드 최초로 5천억원을 돌파했으며, ‘코오롱스포츠’ 역시 올해 매출이 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아웃도어 열풍은 등산에서 탈피해 클라이밍, 바이크, 캠핑, 트레킹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하고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캐주얼 제품을 강화, 신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골프웨어와 스포츠 시장은 아웃도어로 고객이 이탈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ㆍ중견기업 편집샵 오픈
편집샵은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전문 업체들이 수입 물량 위주로 운영해 왔으나 올 들어 중견기업을 비롯해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숨은 브랜드를 찾아 각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가 강한 상품 위주로 바잉해 편집샵 형태로 국내에 일부 선보이고 있는 것.
제일모직은 남성 편집샵 ‘블리커’를 오픈해 뉴욕의 신진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으며, LG패션은 스포츠 아웃도어 멀티 편집샵 ‘인터스포츠’에 이어 남성 캐주얼 편집샵 ‘리비에라’를 선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시리즈’를 통해 가장 먼저 편집샵 사업을 시작했으며, 캠브리지코오롱은 중가 브랜드 편집샵 ‘지 스페이스’를 런칭했다.
ㅁ패션에도 스마트폰 바람
애플사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스마트폰(PC 기능을 탑재한 핸드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패션 업체의 마케팅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일부 업체는 브랜드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웹마케팅팀을 신설하는 곳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패션 애플리케이션은 기능과 아이디어, 의류라는 특징을 조합해 20~30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직접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의 몸에 피팅을 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과 게임, 음악듣기 등 각각의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 유통업계 직매입 확산
이랜드의 한국형 직매입 백화점 사업 진출로 유통 업체의 직매입 시스템이 주목을 받았다.
롯데는 자주 MD 실현을 위해 바잉 파워를 활용해 직매입을 확대했으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관련 부서를 확대, 이를 강화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PB를 포함한 사입 비중이 전체 의류 운용 물량의 35%를 넘어선 가운데 이 비중을 절반 이상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자 전략을 수정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과 이마트, 홈플러스 등은 담당 임원을 대부분 교체한 가운데 직매입 물량을 동결하거나 줄이기로 했으며, 롯데는 장기적으로 지속 운영할 수 있는 편집샵을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재고 부담과 소싱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랜드 중국서 1조 돌파
이랜드그룹이 지난 11월 말 중국에서 국내 패션 업체 최초로 1조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12월까지 포함하면 매출액은 1조2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써 이랜드는 생산기지 차원에서 중국에 진출한지 17년 만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첫 패션업체가 됐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이랜드의 브랜드는 18개로, 3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9개가 연간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랜드’, ‘티니위니’, ‘스코필드’ 등은 1천억원을 넘기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랜드는 이번 1조 돌파를 계기로 오는 2020년까지 중국에서 1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 톰보이 부도 한섬 M&A
30여년 간 국내 패션 업체를 리드해 온 톰보이가 지난 7월 부도 처리됐다.
톰보이는 창업주인 최형로 회장이 2006년 작고한 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좌초됐다.
톰보이는 부도 이후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톰보이 부도와 함께 한섬이 SK네트웍스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은 패션업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아직 매각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한섬의 매각 협상은 그 자체만으로 패션 시장에서 전문 업체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현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창업주 이후 회사를 이끌어갈 만한 2세 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어 나머지 전문 업체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남북 관계 긴장 생산 대란
북한의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대북 위탁가공이 전면 중단되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공임 비용 상승과 함께 글로벌 브랜드들의 대 물량에 밀려 패션 업체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발 빠른 업체는 국내로 생산처를 돌리기도 했으나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올 추동 시즌 상품 입고가 늦어져 판매에 지장을 주기도 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내년 춘하 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패션 업체들은 그동안 인건비가 싸고 품질이 비교적 뛰어난 중국과 평양 생산을 선호했으나 이제는 환경이 급변,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면, 모 등 원료 가격 폭등
면, 모, 폴리에스터 등 천연섬유와 합성섬유 가격이 치솟았다.
면사 가격은 원면 수급 불균형으로 12월 현재 연초 대비 두 배 정도 올랐으며, 모사도 호주의 양 개체 수 감소로 연초 대비 30~40%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에스터도 원료인 TPA와 MEG 가격 인상 여파로 약 40% 오르는 등 1년 내내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원료 가격 폭등은 패션 업체의 내년도 상품 운용과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료 가격이 올 하반기 집중적으로 올라 추동 시즌에는 반영이 안됐으나 내년 춘하 시즌부터는 구매 비용이 증가, 어쩔 수 없이 이를 원가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원로 디자이너 타계
최경자 국제패션디자인학원 명예이사장이 지난 4월 25일 향년 99세로 타계했다.
1911년 함경남도 안변에서 태어난 고 최 이사장은 ‘한국 패션의 어머니’로 불린 원로 디자이너다.
일본 토쿄 오차노미즈 양장전문학교에서 패션을 배운 뒤 귀국해 1937년 함흥에 양장점 ‘은좌옥’을 열었고, 다음해 국제패션디자인학원의 전신인 함흥양재전문학원을 세워 국내에서 처음으로 패션교육을 시작했다.
지난 8월 12일에는 앙드레김이 타계했다.
1961년 25세의 나이로 패션업계에 진출한 앙드레김은 1962년 앙드레김 의상실을 열고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가 됐다.
이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파리에서 패션쇼를 열기도 했으며, 특히 생전 연예계 스타들을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패션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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