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스트리트 점유율 확대...트렌드 급변
상품, 유통, 마케팅 과거 방식 못 벗어나
캐주얼 브랜드들의 사업 축소, 중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데님 캐주얼 A브랜드와 이지 캐주얼 B브랜드가 유통사 측에게 유통 축소 및 철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브랜드의 인력들도 타사 또는 관계사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A브랜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 매장 철수와 함께 생산 재고를 소진하는 한편, 브랜드 매각도 추진 중이다. 최근 일부 국내 캐주얼 기업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금액 측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결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캐주얼 업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A브랜드가 희망 금액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브랜드의 경우 당초 사업 중단 소식이 전해졌으나, 중단이 아닌 유통 축소, 전환으로 파악됐다. 신규 유통채널 확보를 위해 자사 기존 브랜드 외에 B브랜드를 런칭했으나, 계속된 실적악화로 신규 유통을 중단하게된 것. 아울렛, 할인점을 통해 축소된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면서 재정비에 매진한다. 내년 춘하시즌 물량을 대폭 줄여 올해 재고 소진에 주력하고, 추동시즌부터 정상 물량을 가동할 계획이다.
2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두 기업이 브랜드를 축소,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캐주얼 업계는 국내외 SPA 브랜드의 강세,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수년째 실적부진에 빠져 있다. 일부 브랜드들이 10~20%대 신장을 유지하며 비교적 선방 중이지만, 이 역시 소수다. 신규 브랜드는 매년 1~2개에 불과한 반면, 브랜드 중단이나 법정관리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사 내 캐주얼 조닝도 MD때마다 매번 축소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캐주얼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업무 방식이 과거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쫓아야하지만, 상품기획이나 판매, 마케팅 등에 있어 과거 방식을 고수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반면 브랜드들은 유통사의 ‘밀어주기’식 SPA브랜드 입점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입장이다. 동일 조건에서의 경쟁도 어려운데, 수수료나 매장면적, 위치 등에 있어 SPA 브랜드에게 혜택을 주며 경쟁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것.
10~20년 이상 경력의 업계 임원사이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며 저가판매를 통해 브랜드를 유지해왔으나, 최근에는 이 마저 무너졌다. 초저가 SPA, 온라인 브랜드들의 가격을 따라갈 수 없다. 따라간다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 수익 창출이 아닌 재고 소진을 위해 사업을 하는 실정”이라며 “자체 소싱이 있거나 SPA 수준의 수량을 생산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수익구조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 버티지 못하는 브랜드들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출처 : 어패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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