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잡지 못하면 더 큰 타격에 직면할 것이다” 불과 2~3년 전까지 패션마켓 다음 버전을 얘기할 때 자주 등장하던 말이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가 됐고 패션 리딩기업들은 서둘러 온라인 마켓에 뛰어들고 있다. 신규 브랜드가 없어 가뭄이라는 오프라인 유통과 다르게 온라인 채널을 통해 론칭하는 브랜드는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작은 자사몰로 출발했지만 매출 성장을 위해 e-플랫폼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온라인 신강자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이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패션 대기업들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3~4개씩은 다 갖고 있다. 앞서 온라인 마켓을 사로잡은 스몰 브랜드들과 경쟁을 선언했다.
패션 리딩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로 패션 이커머스 마켓은 성장과 진화를 동시에 이뤄 나가고 있다. 과거에 메이저 백화점 진출을 주요 성과로 여겼던 전통 패션기업들도 이제는 무신사에 입점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맞붙어 치열하게 경쟁하던 패션 리딩기업들은 대세인 온라인 리그로 옮겨 새로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 셈이다. 패션 대기업부터 SNS 브랜드까지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패션 이커머스 마켓에서 신흥 왕좌에 오를 브랜드는 누가 될까.
소비자들은 제도권 기업에서 론칭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새롭게 받아들일지, 후발주자로 보고 냉담한 반응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감성과 소비패턴을 갖고 있는 밀레니얼, Z세대를 사로잡을 혁신적인 브랜드의 탄생을 기대하며, 각 기업별 주요 온라인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조명해 본다.
PART 1 「오이아우어」 등 신규 론칭 러시
패션 리딩 기업들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복부터 남성복, 잡화, 아동복까지 복종도 다양하다. 오프라인 유통을 통해 성장한 패션 리딩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오프라인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시프트할까, 상품 디자인 기획부터 소비자 마케팅까지 어떻게 하면 기존방식과 다르게 온라인에서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패션 업계가 장기간 불황 상태에 놓이고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이 점점 떨어진 것에 기인한다. 특히 여성복, 그중에서도 영 캐주얼 조닝은 더 이상 오프라인 채널로 젊은 소비자(밀레니얼 세대)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온라인으로 흩어진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뒤늦게나마 생존방안을 찾는 모양새다. 따라서 신규 론칭이 아니더라도 온라인 전용 라인을 신설해 계속해서 마켓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여성복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물산패션(부문장 박철규)이 새로 내놓은 여성복 「오이아우어」를 주시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기존에 「구호」 「르베이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 SSF샵에서 독점 판매 중이다.
삼성물산패션, 밀레니얼 겨냥 여성복 첫선
「오이아우어」는 ‘밀레니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이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와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론칭부터 온라인 사업부 내에 별도의 디자이너와 기획하고 판매 인력을 배치했다. 삼성물산패션의 상품 기획과 생산 노하우 그리고 온라인 사업부의 마케팅과 판매 역량을 접목했다. 디자인력과 더불어 1인 브랜드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소싱 등 파워도 장착해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오랜 시간 쌓아온 패션 빅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분석과 고객 품평단을 운영한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스피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반응형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상품 구성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처럼 ‘전략 상품’ 중심으로 가져간다. 기존에 선보인 토털 컬렉션이 아닌, 시즌에 어울리는 한두 가지 아이템에 집중해 젊은 소비자와 소통한다. 가격대도 재킷 20만원대, 셔츠와 블라우스 10만원대로 합리적이다.
「레이브」 W컨셉 등 채널 다각화, 30억원 자신
보끄레머천다이징(대표 민경준)의 자회사 이터널그룹은 이미 온라인 전용 브랜드 「레이브」를 내놓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 W컨셉, 29CM 등 주요 온라인 편집몰에 입점하며 디자이너 브랜드 감성을 어필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도권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감성적인 부분을 어필하고 싶은데 백화점에 입점한 기업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그 감성이 약간 흐트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론칭 3년차인 이 브랜드는 시즌별로 키 아이템을 만들어 20대 소비자에게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비주얼까지 자매 브랜드인 「온앤온」과 다른 콘셉트를 추구한다.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와 비슷한 유통 채널을 구축했고 가격대도 비슷하게 맞췄다. 생각보다 성장세가 좋아 올해 30억원까지 매출 파이를 키울 계획이다.
「럭키슈에뜨」 등 이커머스 잭팟 아이템 속속
민경준 보끄레머천다이징 대표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와 2030세대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려면 기존 브랜드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레이브」는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채널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판단했고, 법인을 분리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린컴퍼니(대표 문경란)의 「누보텐」도 「레이브」와 비슷한 시기에 론칭해 현재 W컨셉, 29CM, 무신사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이 브랜드는 오히려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시작해 반응이 좋아 오프라인 숍으로 스핀 오프한 케이스다. 온라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현재는 해외 홀세일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브랜드에서 온라인만 독점으로 판매하는 전용 라인을 확장한 사례도 눈에 띈다. 이 케이스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는 줄이고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의 인지도를 살려 온라인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과 가격대로 풀어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샤틴」 세컨드 「에스블랑」 SNS에 집중
「샤틴」을 운영하는 영흥(대표 장영식)은 「샤틴」에서 파생한 온라인 전용 라인 「에스블랑」을 브랜드로 키웠다. 「샤틴」의 세컨드 라인으로 스몰 웨딩을 원하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다. 유통 채널은 자사몰과 W컨셉에서 선보이고 있다.
「에스블랑」의 경우 론칭 1년간 SNS 마케팅에 집중했다. 지난
1월에는 W컨셉에서만 월매출
1억 1000만원대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 상승 무드를 타고 29CM, 위즈위드를 비롯해 롯데닷컴과 SSF샵 등 종합 온라인몰 위주로 유통 채널을 확장한다.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으로 판매고를 올린 코오롱FnC(COO 이규호)의 「럭키슈에뜨」는 여름, 겨울 시즌에 맞춰 타 브랜드와 협업한 온라인 전용 상품을 기획한다. 최근에는 「커스텀멜로우」와 만나 브랜드 충성도 향상과 신규 소비자 유입에 나섰다. 이 외에도 이 브랜드는 셀럽 한혜연 · 한지민 등과 협업한 원 아이템이 이슈였다. 특히 한지민과 함께 만든 서머 햇츠는 두 달간 단품으로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포스트커밍스텝」 「르윗」 성공적 터닝
시작은 오프라인이었지만 온라인으로 유통채널을 턴하고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좋은 사례가 시선인터내셔널(대표 신완철)의 「포스트커밍스텝」과 「르윗」이다. 이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
인 편집 플랫폼 ‘인터뷰스토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포스트커밍스텝」과 「르윗」은 오프라인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브랜드 콘셉트와 타깃에 맞는 유통 채널을 찾지 못해 초반에는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결국 두 브랜드 모두 인터뷰스토어의 PB 형식으로 입점해 지금은 전혀 다른 느낌의 색깔을 내고 있다.
두 브랜드는 소수 정예로 구성된 온라인팀에서 운영하는데, 오프라인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를 펼치며 20대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특히 「포스트커밍스텝」은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브랜드 「예소라트」와 협업한 슈트로 화제를 모았다.
「스위트숲」 온라인 전환 이후 6배 성장
「포스트커밍스텝」과 「예소라트」가 준비한 슈트는 총 5가지 모델다. 초두물량은 스타일별로 상이하지만 대부분 90% 이상 소진율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이너웨어 라인까지 인터뷰스토어를 통해 선보이며 재미있는 시도를 펼치고 있다.
신동휘 시선인터내셔널 부사장은 “「포스트커밍스텝」과 「르윗」은 온라인으로 유통 채널을 바꾸면서 상당 부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며 “오프라인에서는 제약을 받은 마케팅이나 상품 기획도 젊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오히려 이 모습이 두 브랜드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부합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동광인터내셔널(회장 이재수)의 「스위트숲」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바꾸면서 오프라인에서 운영할 때보다 6배 이상 성장세를 보인다. 자사몰 디콜렉트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아이템 수도 확장하면서 고정 고객 및 신규 소비자를 자사 온라인 몰로 유입하는 비율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톰보이, 「NND」 「스토리어스」 키운다
남성복 업계도 신사업은 온라인 마켓에 투자하는 움직임이다. 신세계톰보이(대표 차정호)는 지난해 스트리트 캐주얼 「NND」와 남성 데일리 캐주얼 「스토리어스」 2개 브랜드를 동시에 출범했다. 이들 브랜드는 신세계톰보이 남성복 「코모도」사업부 내 별도조직을 통해 전개하고 있다.
「NND」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스트리트 캐주얼로 스웻셔츠, 점퍼류, 트레이닝 룩 등을 메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스토리어스」는 20~40대 남성의 일상을 담은 캐주얼이다. 셔츠 4만~5만원대, 팬츠 7만~8만원대 등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에 내놔 경쟁력이 있다. 시즌에 관계없이 사시사철 남성들이 주로 찾는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온라인에서 아이템 검색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브랜드 모두 자사몰인 SI빌리지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커머스 마켓의 선두주자인 LF(대표 오규식)는 LF몰을 통해 다양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고감도 스트리트 캐주얼 「던스트」를 새롭게 내놨다. 「던스트」는 형체가 없다는 뜻으로 2030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S/S 첫 시즌에는 클래식하면서 캐주얼한 오버핏의 다양한 상품 라인을 남성복과 여성복 2가지로 보여 주고 있다.
LF, 클래식 + 캐주얼 「던스트」 새롭게 론칭
이 회사의 남성 캐주얼 「일꼬르소」는 백화점 타운캐주얼 조닝에서 온라인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룬 브랜드다. 오프라인 시절 뉴포티를 타깃으로 한 이탈리안 스타일의 캐주얼이었다면 온라인으로 유통채널을 옮긴 다음에는 모던하고 실용적인 스타일과 약간의 트렌드를 가미해 3040 실소비자들이 편안하면서 세련되게 입을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성복 「킨록앤더슨」 「킨록바이킨록앤더슨」을 전개하는 원풍물산(대표 이두식)에서도 스트리트 캐주얼 「오버캐스트」를 지난해 선보였다.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감성의 브랜드로서 뮤지션, 댄스팀과 브랜드 컬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버캐스트」 워크웨어 기반의 스트리트 캐주얼
이 브랜드 기존 사업부와 완전히 별개로 사내벤처 개념으로 탄생했다. 사무실 자체를 따로 쓰면서 기성 브랜드의 색깔과 다른 온라인 마켓에 어울릴 법한 감도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오버캐스트」는 무신사, W컨셉, 어라운드더코너 등에 입점해 있다. 또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스트리트 편집숍 ‘홀리데이 프로젝트’에 입점해 온 · 오프라인을 오가면서 브랜드를 알려 나간다.
여성복 「BCBG」를 전개하는 수인터내셔날(대표 최택)은 지난해 남성복 첫 진출 브랜드로 「그레이휴」를 론칭했다. 「그레이휴」는 3040대 남성들이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남성 캐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셔츠, 재킷, 티셔츠 등을 청바지와 자유롭게 믹스 매치하는 데 중점을 뒀으며 하이엔드 브랜드 정도의 품질과 디자인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HSD」 스트리트 룩에 어울리는 백 & 슈즈
패션 액세서리 마켓에서도 2030세대 남녀 고객의 흐름을 따라 온라인 유통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LF의 「HSD」가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브랜드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스트리트 패션에 어울리는 가방과 신발로 브랜드를 구성했다.
「HSD」의 출발은 간단하다. 밀레니얼에게 빠르게 어필할 수 있는 잡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쉽게 질리고 쉽게 반하는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실시간 업로드와 빠른 피드백이 관건이다. 특히 덩치가 큰 의류와는 달리 잡화류는 움직임에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밀레니얼과의 소통 창구만 제대로 구축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HSD」는 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출발해 반응을 살핀 후 오프라인으로 역 진출할 계획이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답게 주요 유통 채널도 LF몰을 비롯해 무신사, 29CM 등 핫한 편집몰 위주로 가져간다.
한섬, 「덱케」 ‘반응형 ACC’ 브랜드로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를 느끼고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액세서리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섬(대표 김형종)은 잡화 브랜드 「덱케」를 최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메인 타깃도 2030세대에서 10대까지 확장하고 상품 디자인과 판매 가격대도 전면 리뉴얼했다.
「덱케」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을 줄여 왔는데, 올해 온라인으로 터닝하면서 수익 개선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한섬은 창사 이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처음 운영한다. 패션잡화 경우 의류보다 트렌드가 더욱 빨리 바뀌고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채널이 더 경쟁력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브랜드 유통 채널을 바꾼 후 아직 시작 단계지만 훨씬 움직임이 가볍고,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운영할 당시 복잡했던 단계들을 줄이면서 가격도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코오롱FnC의 「쿠론」은 온라인 전용 핸드백 브랜드 「블랭크블랑」으로 젊은 고객 유입에 나섰다. 코오롱몰 단독 전개에서 벗어나 올해는 롯데면세점 온라인몰과 무신사, W컨셉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입점해 밀레니얼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또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신규 백팩 브랜드인 「엑스투오투」가 올 시즌 베일을 벗었다.
이 회사는 계열사인 가나안(가방 OEM전문)의 막강한 소싱력을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를 추구한다. 가나안의 40년 경험치와 신성통상의 브랜드력이 만나 최대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엑스투오투」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고른 연령대를 타깃층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컬러의 이지백팩과 컬러풀한 슬링백 등을 선보인다.
PART 2 「휠라」 ~ 「지프」 무신사 톱 랭킹
한동안 갈피를 못 잡던 캐주얼 업체들이 ‘온라인’ 진출을 숙명으로 여기고 새로운 해법 찾기에 나섰다. 베이직, 캐릭터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이지캐주얼 브랜드부터 대세인 스포츠 무드의 캐주얼, 글로벌 진 브랜드까지 온라인 매출 올리기에 한창이다. 이들은 온라인 전용 라인을 선보이거나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각자의 규모와 콘셉트를 따져 입맛에 맞는 비즈니스를 구현한다. 제도권 캐주얼 기업의 온라인 진출 공통점은
△편집숍 ‘무신사’ 진출 △온라인 매출 비중 평균 20% 이상으로 올리기 등으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트래픽이 적은 ‘자사몰’로 1020 ZM(Z세대 +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하에 ‘무신사’에 밀어주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휠라」 「MLB」 등이 무신사 내에서 큰 성공사례를 보이면서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한 이지캐주얼 업체는 무신사에서 판매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월상품을 이번 시즌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팔다가 고객에게 발각, 퇴점까지 당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스마트 컨슈머들에게 한 방 제대로 먹은 것이다.
「MLB」 10차 리오더 돌파, 온라인 급성장
그렇다면 제도권 캐주얼의 온라인 성공사례를 제대로 보여 주고 있는 곳들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브랜드가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곳들도 꽤 있다. 우선 온라인 터닝에 성공한 대표적으로 첫 번째 주자는 F&F(대표 김창수)의 「MLB」다. 「MLB」는 작년부터 무신사 톱랭킹에 몇 번이나 오르내리며 엄청난 반향을 이끌었다.
이들의 신장세를 견인한 건 양키스 등 빅로고를 활용한 어글리 슈즈다. 메가로고, 레트로 트렌드의 중심에서 열풍을 일으킨 어글리 슈즈는 작년 1월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 10차 리오더를 넘어서고 있다. 어글리 슈즈 열풍은 오프라인상에서도 거셌지만 무신사가 선보였던 다양한 기획전 영향도 톡톡히 받았다.
슈즈 카테고리 거래량 중 어글리 슈즈 비중이 50% 이상 차지한 것을 캐치한 이후 ‘무신사’가 적극적인 기획전과 노출에 힘썼기 때문이다. 실제로 「MLB」 어글리 슈즈 매출 중 상당 부분이 무신사를 통해 나왔고, 한정판매 상품으로 인해 대기예약까지 걸려 있는 상태다. 무신사 구좌를 통한 조회 수만 한 상품당 평균 14만회가 넘는다. 「MLB」는 이번 어글리 슈즈의 대성공으로 인해 ‘무신사’와의 협업 또한 늘려 나갈 예정이다.
무신사 매출 비중 높아, 평균 조회수 10만 UP
특별한 상품으로 영 고객의 개념 브랜드로 인식된 곳도 있다. 온라인을 통해 젊은 고객 인식 전환에 성공한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이다. 국내 토종 SPA로 불리며 오프라인 마켓에 집중하던 이들은 최근 1년 사이 온라인 매출이 훌쩍 늘었다.
이제 막 시작한 자사 온라인 ‘탑텐몰’에서는 월 3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고 ‘무신사’는 월매출 2억5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1절 광복 100주년을 기념한 티셔츠는 3100개 한정으로 출시, 탑텐몰과 무신사에서 독점 판매해 3일 만에 전체물량 3100개를 소진했다. 각종 커뮤니티에 ‘따뜻한 기업’ ‘개념 있는 브랜드’라는 게시물이 올라오며 이미지도 좋아졌다.
올해 「탑텐」은 복날 티셔츠, 독도의 날 티셔츠 등 사회적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대거 출시한다. ‘탑텐몰’ 연매출을 1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타 온라인 유통(백화점몰 포함)에서 100억원을 만들어 낸다. 전체 매출 비중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15%까지 키우겠다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상품은 컬러에 차별화를 두고 각 채널마다 단독 상품을 다르게 배치한다. 리넨 시리즈의 경우에는 총 80컬러 중 6컬러를 무신사에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탑텐」 광복 100주년 등 밀레니얼 공략 주효
강석균 「탑텐」 총괄 상무는 “온라인 비중이 높아질수록 영업 이익률도 개선된다. 「탑텐」은 방글라데시 공장을 활용해 기존보다 30% 낮은 원가 절감에 성공했다. 가격적인 메리트를 주고 시류에 맞는 마케팅을 활용해 1020 고객을 잡았으며, 온라인 매출 비중도 함께 늘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엠케이(대표 김동녕, 김문환)의 「TBJ」 「NBA」도 각각 어드밴스트 라인, 라니 라인을 무신사 독점으로 선보이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NBA」의 라니 라인은 스트리트캐주얼 「크리틱」을 론칭했던 이대웅 디자이너가 디자인 총괄을 맡아 세련된 배색 조합을 선보였다. 상품은 트레이닝 세트부터 티셔츠, 반바지, 모자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무신사는 라니 라인 론칭을 위해 쇼케이스를 열어 감각적이면서도 유니크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했다. 스포티즘 무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출시 직후 반응도 나쁘지 않다. 칼라 티셔츠와 아노락 점퍼 등은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NBA」 온라인 전용 라니라인, 스포티즘 무드
「TBJ」의 어드밴스트 라인은 브랜드 고유의 베이직한 스타일에 영타깃의 취향을 담아 스포티하고 개성 있는 영캐주얼을 모티프로 한다. 「TBJ」는 어드밴스트 라인의 주요 고객층이 19~24세대인 만큼 해당 소비자를 많이 보유한 무신사에 전략적으로 입점, 다양한 타깃을 공략하고 테스팅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어드밴스트 라인은 맨투맨, 항공점퍼 등 심플하면서 단순한 아이템 위주며 가격대는 3만~5만원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디자인 테스팅을 통해 어드밴스트 라인을 빠른 시간에 무신사와 자사몰, 예스24까지 안착시킬 예정이다.
인디에프(대표 손수근)의 캐주얼 「테이트」 또한 신규 라인으로 온라인 확장을 시도했다. 이들은 ‘차브런던’이라는 신규 라인을 통해 고유의 언더컬처를 가진 10대 영국 청소년을 모티프로 한다. 실험적이면서 창의적인 패션 스타일에 기반을 한 스트리트 캐주얼을 선보인다. 「테이트」 특유의 모던한 감성을 빼고 독특한 스트리트 캐주얼에 무게를 뒀다.
「TBJ」 「테이트」 등 서브라인 온라인 집중
이번 시즌 차브런던은 애슬레저 룩에서 영감을 받은 스트리트 캐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테니스 경기 콘셉트로 룩북 촬영을 진행했다. 차브런던은 온라인에서는 무신사 힙합퍼 등에 입점해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테이트」 일부 매장에서 맛보기 전개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테이트」를 문화와 함께 소통하는 컬처 브랜드로, 차브런던은 밀레니얼 중심의 캐주얼 브랜드로 만들고자 계획 중이다.
기존 내셔널 브랜드가 무신사와 함께 공생을 하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면 글로벌 브랜드의 활약은 어떨까. 작년 뉴트로 열풍을 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은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대표 파스칼 센코프)는 엔지니어드진을 선보인 이후, 폭발적인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엔지니어드 컬렉션은 리바이스 온라인 스토어와 무신사에서 프리오더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구매자들이 몰려 일부 하루 만에 전량 매진되기도 했다.
박신하 「리바이스」 마케팅 이사는 “작년부터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리바이스」가 올해 엔지니어드진의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높은 신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엔지니어드 쇼룸도 반응이 좋았고 ‘무신사’ 등 영채널을 적극 활용한 점도 주효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비중 30%까지 확대, 컬래버도 지속
「리바이스」는 올해 온라인 매출을 15% 더 상승시켜 온 · 오프 매출 비중을 40:60으로 균형감 있게 가져갈 예정이다. 이들은 2018년 전년대비 영업이익 66.8%와 매출 13.1% 성장을 통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록했으며, 올해 ‘2019 엔지니어드 컬렉션’을 선보인 이래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게스홀딩스코리아(대표 제임스박)의 「게스」는 컬래버레이션 상품 또는 특별 캡슐컬렉션을 무신사와 자사 온라인몰에서 단독 판매하는 움직임을 빠르게 보인 이들이다. 현재 「게스」는 이커머스사업부를 통해 온라인 전용상품을 1년째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더 다양한 고객과 만나되 오프라인 고객과는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렛, 백화점, 온라인까지 유통망에 따른 3WAY 상품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에 입점하면서 만들었던 단독 상품도 가성비 덕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렁크, 한정판 에코백 등 지속적인 이슈를 만들어 적재적소에 바이럴하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볼륨을 키워 나가고 있다.
「게스」 「리바이스」 등 온라인 비중 확대
김상오 게스홀딩스코리아 부사장은 “유통마다 상품전략을 달리하는 것은 매출에 가장 예민한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비중을 올해 30%까지 확대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상품 개발이 훨씬 더 필요해진다. 20~5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고객층을 잡기 위해 섹시하면서도 캐주얼한 우리만의 장르를 확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G&F(대표 조준행)의 「타미진스」 또한 큼지막한 로고가 가미된 버킷햇, 스포티 무드가 섞인 집업 재킷 등 다양한 상품에 관련된 이슈를 무신사 또는 자사몰 ‘H패션몰’에 풀어 새로운 고객을 많이 유입시켰다. 「타미진스」는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빅로고 트렌드 무드를 담은 아이코닉 상품을 온라인 한정으로 선보여 신규 고객은 물론 매출까지 올랐다.
작년부터 「타미진스」는 매장 내에서 고객이 젊어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자사 온라인몰에서도 판매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자사몰에서는 주력 상품인 「타미힐피거」 남성보다 「타미진스」의 매출이 훨씬 높을 정도다. 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 판매 전략도 다르게 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대물량의 밸류 상품을, 온라인에서는 좀 더 유니크한 상품을 브랜딩한다.
「플랙」 무신사 전용 데님, 가격세분화 성공
온라인에서 일찍 기반을 닦았던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대표 강승현)의 「플랙」 또한 유통별 상품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주력 유통인 무신사에서는 6만~7만원대의 중저가 데님을 선보이고, 백화점에서는 9만~11만원의 컨템퍼리리 데님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윤춘호 디자이너와 함께한 여성라인 ‘Y’라인이 무신사와 W컨셉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지오다노」 「NII」 등 가성비 있는 캐주얼 브랜드는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한해서만 온라인 진출에 페달을 밟고 있다. 「지오다노」는 작년 온라인 스트리트 캐주얼 「87MM」과 함께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냈다. 「지오다노」는 온라인 편집숍 등에 대한 진출보다는 자사 온라인몰과 지마켓, 백화점 닷컴 등 오픈마켓 위주의 유통을 고수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캐주얼업계의 온라인 진출은 시즌 기획 상품 중 일부 컬러를 온라인 단독으로 빼거나,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특별히 판매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온라인 전용 라인을 선보이거나 단독으로 론칭할 경우 비용과 인건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확실한 건 캐주얼 브랜드 모두 각자 위기의식을 느끼고 온라인 터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캐주얼 기업의 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 패션비즈 2019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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