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을 앞세운 1인 브랜드가 늘면서 패션 시장에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같은 매니지먼트(에이전트) 기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편집숍, 멀티숍 등 리테일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조와 유통이 분업화되는 경향이 국내에도 본격화됨에 따라 창의력과 기획력을 보유한 1인 브랜드 혹은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판로가 늘었다.
하지만 경영 관리와 마케팅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메이저 업체들의 카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지속가능성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시장에 진입해 유명 편집숍 등에 입점을 하더라도 도중에 사라지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획일화된 국내 시장이 다양성을 획득하고 리테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관리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고, 중견급 이상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광철 크레송 상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 명이 운영하는 브랜드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예전에 비하면 이들의 판매 채널이 많이 늘었지만 영업력 자체가 없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다. 복잡한 기업 시스템은 꿈도 못 꾸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떠돌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매니지먼트 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이들이 창의적인 상품 개발 능력을 제공하고 전문 기업들이 유통과 마케팅에 투자하는 방식이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보다는 인수를 더 선호하고, 최악은 카피의 대상으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편집숍이 이들의 판매 채널이 되어 주고 있지만 제도권 브랜드의 카피 창구에 더 가깝다는 지적만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견 패션 업체가 1인 비제도권 브랜드의 컬렉션을 카피해 판매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세한 브랜드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볼륨이 큰 제도권 업체가 카피할 경우 시장에 급속도로 깔리기 때문에 원조 기업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 실제 그러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레이어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소민호씨는 “유통과 소비자는 더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콘텐츠를 원하고 있지만 국내 패션 산업의 구조가 여전히 과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어패럴뉴스 2015.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