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황 속 싸구려 패션이 대세라고 한다. 하지만 꼭 그 말이 모든 시장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기회가 있고 어디에나 니치는 있는 법. 불황 속에서도 ‘쇼오프 마켓*(과시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인간의 본성인 '허영심'을 돈으로 환산하는 바로 그 마켓은 유사 이래 언제나 어느곳에나 존재한다.
지금 이 시대에 이 마켓을 다시한번 주목해야할 이유가 있다. 「크롬하츠」(국내 전개사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 이하 SI), 「필립플레인」(국내 전개사 PP코리아(대표 함승아)) , 「발맹」(국내 전개사 제일모직)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런 브랜드들이 뜨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패스트 패션’ 때문이다.
세계적인 패스트 패션의 물결 속에 전통적인 럭셔리 패션의 거만함은 사라졌다. 그 이유는 세계적 컬렉션과 럭셔리 브랜드를 재빨리 카피해 대량으로 쏟아내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의 어마어마한 속도감과 물량감 사이에서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 세계 패션을 리드해온 런웨이도 그 리더로서의 자리를 힘없이 내어줄 지경이다. 헌데 그들로 인해 맥을 못추는 럭셔리 시장에 바로 그들로 인해 돈을 버는 럭셔리 마켓이 있다? 이 무슨 역설이란 말인가?
거대한 흐름을 비웃듯이 전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승승장구하는 마켓, 과거 럭셔리 브랜드들이 해오던 그 역할을 멋지게 틈새시장으로 만들어낸 뉴 럭셔리 브랜드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쇼오프 마켓’, 즉 과시시장으로 불리며 인간의 허영심과 부자들의 과시욕을 꼭 집어 타기팅한 결과 불황을 비웃으며 성장하는 브랜드들이다. 국내든 해외든 이들 브랜드의 비상은 두드러진다.
미국 브랜드 「크롬하츠」를 전개하는 SI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단 한개의 매장에서 월 매출 최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스위스 브랜드 「필립플레인」은 갤러리아 명품관 3층에서 1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필립플레인」은 '유구한 역사성'을 자랑하는 유럽의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을 제치고 런칭한지 10여년만에 글로벌 뉴럭셔리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프랑스 브랜드인 「발맹」도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상위에 랭크돼있다.
이들은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뷔통」이 오래동안 해온 대로 인간의 허영심과 부자들의 과시욕을 투영해 브랜드에 녹여낸 결과 전 세계 부자들은 물론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확실한 '부'를 겉으로 표현하기는 매우 힘들어졌다. 「자라」와 「H&M」이 비슷한 상품들을 매일매일 쏟아내는 바람에 명품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의 상품 사이에 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확실하게’ ‘뚜렷하게’ 입증(?)해 보일수 있는, 쉽게 말해 '돈냄새 나게' 해주는 이 브랜드의 상품을 사기 위해 부자들과 셀렙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리고 반복 구매한다. 이 브랜드들은 셀러브리티와 패션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넘어 그들을 중독시킨다. 아무나 금방 따라 하기 어려운(너무 비싸서) 이들 쇼오프 패션세계는 많은 부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열렬한 마니아를 생산해 낸다. 이들이 직접 홍보 아닌 홍보를 몸으로 해주는 덕에 대중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거나 따라가지 못해 안달이다.
거장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목걸이, 반지, 팔찌, 벨트 버클까지 늘 「크롬하츠」로 장식한 채 공식 석상에 등장한다. 「크롬하츠」와 「필립플레인」은 마돈나, 엘턴 존, 롤링스톤스, 브래드 피트, 데이비드 베컴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은 물론 빅뱅과 2NE1을 비롯한 젊은 국내 패셔니스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셀러브리티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
대체 이들 브랜드의 무엇이 까다로운 취향을 지닌 이들을 그토록 열광케 만들었을까. 「크롬하츠」 「필립플레인」 「발맹」의 석세스 스토리와 그들이 철저히 고수해온 성공 전략을 본지 패션비즈에서 소개했다.(패션비즈 2014년 1월호 참조)
*쇼오프 마켓 Show Off, 즉 과시 시장 혹은 허영 시장. 남에게 자신을 과시하려는 허영심을 타기팅하는 마켓을 의미함
출처:Fashionbiz,Monday, January 6,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