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게 활용되는 "익스트림 섬유"
니트재질 가방에서 하트모양 심장이 펄떡펄떡 뛰고 있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양모 자켓의 실날을 따라 전기가 흐르면서 강력한 보온작용을 한다. 탄소섬유를 꼬아 만들어 버섯처럼 보이는 자동차 엔진 밸브 모형도 있다. 섬유가 의류나 카페트, 가구커버에 사용되는 물질이라는 인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한 건축가는 탄소 섬유로 고층빌딩을 건축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에 소재한 쿠퍼휴잇트 국립디자인 박물관은 "익스트림 섬유: 고기능 디자인 (Extreme Textiles: Designing for High Performance)" 전시회를 통해 재료공학의 발전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150여 가지의 아이템을 소개했다.
박물관의 섬유부문 책임자인 마틸다 맥퀘드는 "섬유를 활용하는 생활분야가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실제로 의류나 양탄자를 제외하고서도 섬유가 활용되는 실례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 고무타이어에 포함된 섬유처럼 눈에 드러나지 않는 활용도 많다. 타이어용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는 인비스타(Invista)社의 래리 윌리엄스는 "접착제 역할을 하면서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폴리에스터 섬유가 없다면 타이어는 그 즉시 형태를 잃어버릴 것이다"고 섬유의 숨겨진 용도를 설명했다.
알라바마州 오번대학교(Auburn University)의 섬유공학 교수인 피터 슈왈츠는 "고기능 부문에서 섬유의 용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에너지 흡수에 효율적인 섬유는 안전벨트 제작에 활용되고 높은 강도를 지닌 섬유로 실을 제작한다면 철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소재 스퀴드연구소(Squid Labs)에서는 스테인리스스틸의 극세 성분을 밧줄에 첨가시켜 밧줄에 전도성을 주는데 성공했다. 로프를 잡아당기면 로프의 전기저항이 변한다는 특징을 이용해 관람인들이 잡아당길 때마다 음률이 바뀌는 정글짐 사이즈 전시품을 익스트림 섬유 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 로프는 자극이 주어졌을 경우 경고음을 울리는 알람벨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1960년대부터 아이디어로 내려온 "스마트" 의류도 이제는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칩제조업체인 독일의 인피니언(Infineon Technologies)社에서는 MP3 플레이어 기능을 겸한 스노보드복 제조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침입자의 발자국을 기록하거나 화재발생 시 경보음을 울릴 수 있는 스마트 카펫도 인피니언사 제품이다.
델라웨어州 소재 ILC 도버(ILD Dover)社에서는 NASA의 주문으로 우주복 외피에 컴퓨터 마우스패드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우주복 섬유에 포함된 금속중합체에 전기신호가 통하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 전선보다 회로의 마모가 덜하다는 장점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익스트림 섬유 전시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지만, 기존 직물과는 달리 비정형 패턴을 보이는 비편직(nonwoven) 직물도 예전과는 다른 섬유부문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밴드에이드나 기저귀 등에 쓰이는 직물이 비편직 직물의 대표적 예이다.
<출처 : The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참조 웹사이트 'http://ndm.si.edu/extexsitel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