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터키 기성복 분야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10%를 넘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청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탄불 섬유 및 의류 하청업체협회장인 Yilmaz Kocaoglu씨에 의하면, 영세한 소규모 하청업체가 터키에 18만개가 있으며(이스탄불에 6만개), 이 중 2004년에 1만3천개사가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들 업체의 80%가 빚더미에 쌓여 있으며, 올 해 안에 2만5천개의 하청업체가 도산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복 분야에 등록된 고용자 수는 6십8만5천명에 불과하지만 실제 종사자 수는 7백5십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하청업체의 도산으로 3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시작된 주문량 감소로 지난해에만 이스탄불의 Pendik, Kaynarca, Gaziosmanpasa, Zeytinburnu, Merter, Ikitelli 지역에서 1만3천여개의 하청업체가 도산하였고, 이로 인해 발생한 실업자 수는 60만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Kocaoglu씨에 의하면, 지난 10월 한 벌에 1,300,000 리라에 하청을 받았던 티셔츠가 지금은 900,000 리라에 하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경제정책이 결국은 사회보장세와 자본세의 면제였을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었으며, 5-7개 업체가 공동으로 투자하여 수출업체를 별도로 세우는 방법만이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도산을 막는 방법이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난국을 타결하기 위해 하청업자 협회는 터키 정부에 각종 정책의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 중에는 면세정책, 고용정책, 지하경제 억제정책, 정부 담당자가 포함된 섬유단체의 결정, 보다 투명하고 알기 쉬운 중소기업 진흥정책, 직업교육의 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정작 하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기성복 제조업체들이 직접 생산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기성복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향상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지금까지 하청업체가 수행해온 생산 활동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Ipekyol, Roman과 같은 터키에서 잘 알려진 업체들은 이미 시설투자를 시작하였고, 남성복 전문 업체인 Damat도 생산설비를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수출시장에서 터키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하청업체와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Ipekyol 경영 위원회장인 Yalcin Ayaydin씨에 의하면, Ipekyol은 이미 필요한 설비를 모두 갖추었고,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며, 올해 안에 모든 하청 주문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Roman 경영 위원회장인 Suleyman Toplusoy씨도 원가 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해 Cekmekoy의 4000 평방미터 부지에 현대식 건물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섬유분야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분야이며, 모방이 쉬운 분야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범한 제품보다는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로 키워야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국제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일부 업체들은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인근 국가에서 생산함으로써 떨어지는 이윤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청업자협회가 하청업체들의 권위를 보호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러한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업체의 도산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