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산업의 대표격이었던 일본 섬유 각사는 생산거점과 생산품목을 국내외에 나눠 산업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섬유대국에서 세계 최고의 섬유강국이 된 중국에게는 의류용 섬유에서 고부가가치품의 개발, 생산에 주력해 살아 남는 한편, 국제경쟁력이 있는 산업용 섬유와 소재에 대해서는 중국생산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전개를 서두르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구조적인 불황에 허덕였으나, 드디어 반전 공세의 실마리를 찾아낸 형상이다. 섬유업계의 궤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합섬메이커 대기업인 '토레이(toray)'의 동향이다. 이 회사는 구조개혁의 지연으로 2002년 3월기에 최초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제1선에서 물러나 있던 마에다 회장이 CEO로 급거 복귀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되었다. 다행히 업적은 V자로 회복하였고, 마에다 회장은 금년 6월에 CEO직을 사퇴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지만, 수익의 확대경향은 계속되고 있다. 그 원동력이 정보, 통신기재용 각종 고기능 필름과 수지재료의 신장이었다.
첨단재료로 불리는 독자소재에의 경영자원 집중이 꽃을 피운 것이다. 테이진과 토요보, 미쓰비시 레이온 등도 각각 우위에 있는 폴리카보네이터,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등 산업용 소재의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어, 동남아시아와 중국본토에서의 생산거점 신증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대두를 계기로 한때 축소재생산의 상황에 몰렸던 시기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의류용 섬유분야에서는 중국의 생산확대와 홍수와 같은 수출 증가에 의해 동남아시아와 남미의 섬유 메이커조차 곤경에 처해있는 상황으로,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 일본은 물론 한국 섬유업계에도 새로운 개혁이 요구될지도 모른다.
KOTRA
